황야荒野의 휴머니즘Humanism 황진섭 고구려인의 후예들이 한반도 북쪽 광대한 영역에 세운 나라가 발해다. 발해 옛 터전에 아무르강이 흐르고 있다. 필자가 연해주에서 바라본 아무르 강변 양안은 광대한 황무지다. 하바롭스크에서 블라디보스토크까지 11시간 반, 시베리아 횡단철도 아케안호 편으로, 밤을 새워 달려가는 철도 연변에는 산이 보이지 않는 평원이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우스리스크까지 고속도로로 달려가는 112㎞, 그 벌판도 황야다. 헤이그 밀사단 수석대표였던 이상설李相卨 의사의 유허비에서 바라보는 벌판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땅은 기름져 보이고, 군데군데 물이 고여 늪이 되어있거나 정리되지 않은 하천이 유유히 흐르고 있다. 열차에서나 버스에서 황야의 수풀 속에 작은 마을들이 보였고, 마을 언저리에 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