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구도 외 1편 최휘 우리는 개를 끌고 산책을 나갔어 나는 벤치에 앉아 이 생을 생각하고 있었지 우리 집 개 이름은 인생이야 늘 생을 뛰어다니고 냄새를 맡고 말도 잘 안 듣고 꿈속에서까지 짖어 대고 꼭 사람처럼 인생을 다 안다는 듯 킁킁대고 지랄이야 그래도 한 식구니까 간식을 내밀었지 가족은 나무 그늘에 서서 자꾸 뭐를 흘리면서 그런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어 삼각형은 안정된 구도라고 배웠어 그런데 저 인생이 와서 꼬리를 흔들며 받아먹어야 너, 나, 인생이라는 삼각구도가 되는데 개놈이 저만치 서서는 내가 먹이를 내밀고 있는 줄 알면서도 목을 틀어 더 바깥을 보고 있는 거야 저 엉뚱한 시선이 닿지 않아 삼각구도가 약화되고 있어 인생아! 소리쳐 불러도 인생은 자꾸 저 먼 곳만 바라봐 가족은 왜 늘 나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