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창/ 성은주

검지 정숙자 2023. 12. 5. 01:16

 

   

 

    성은주

 

 

  창문을 읽다가

  깨진 조각으로 글씨를 썼다

 

  흙에서 피가 났다

 

  붉은 웃음처럼

  번지는 방향이 더없이 좋았다

 

  떠나고 싶을 때

  돌멩이라 적고

  투명한 페이지를 뜯어낸다

 

  흰 척추는 구부러지지 않고

  그냥 깨질 뿐이다

 

  뾰족한 단어가 걸어 나온다

 

  내 옆구리에 마침표 같은 구멍이 생겼다

      -전문(p. 301)

 

  * 블로그 註/ '여기 있음' Part 는 책에서 일독 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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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지션』 2022-여름(38)호 <POSITION · 8/ 당신들의 말/ 근작시> 에서

  * 성은주/ 2010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창』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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