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시대는 갔는가?(부분) 구모룡/ 문학평론가 시의 위상이 궁금하다. 문학 내의 위계가 아니라 한 사회 안에서 차지하는 문화적 비중 말이다. 아울러 시인의 위치도 의문이 간다. 역시 문학장 내부의 위치가 아니라 사회적 자기를 알고 싶다. 물론 이와 같은 사회학적 물음에 쉽게 답이 주어질 리 없다. 대중을 상대로 시와 시인에 대한 인식을 조사하는 질적이고 양적인 작업이 필요하다. 단지 오늘의 시를 누가 얼마나 읽느냐는 독자의 문제가 아니다. * 시의 사유화는 개성을 상품으로 받아들이는 자본주의 시장 원리와 무연하지 않다. 물론 시는 강력하게 반자본주의를 천명하면서 감각의 특이성을 강조한다. 그렇지만 몇몇 노동 시인과 대안을 지향하는 생태 시인을 제외하면 시적인 것을 자기 지시적인 언어로 회수하는 탈정치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