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시공時空 허물어뜨리는 외 1편 장욱 툭, 툭, 툭, 은행잎이 떨어진다 천년 금화 눈부신 질감으로 축성築城된 은행나무 황금 대궐이 허물어진다 승자도 패자도 아닌 이 땅 가을벌레 흠 없는 눈물이 새벽까지 쌓아 올린 통곡의 벽을 부수는 것이리라 햇빛 정결한 손이 빈 나뭇가지 사이로 지상의 무게를 흔든다 공활한 가을 하는 푸른 여백을 내려놓는다 쿵, 쿵, 쿵, 낡은 시공時空 허물어뜨리는 소리 바깥으로 빈 새 집 하나 걸렸다 출판비 걱정없는 시의 집이 무심히 흔들린다 무게도 없이 높이도 없이 값도 없이, 하늘을 던지다 -전문(p. 105) ---------------------------------- 깨진 질그룻 조각이 간장 된장 고추장은커녕 묵은 소금 덩이도 담아 두지 않은 생활 밖 장독대 조상님들 제삿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