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감 외 1편 고영 한적한 시골 도로에 한적한 시골 버스가 지나간다 승객도 없고 아무런 감흥도 없이 지나가는 버스를 물끄러미 말린 겨우살이를 손질하며 본다 겨우살이는 참나무에 얹혀살고 우리는 겨우살이에 얹혀산다 유난히 찬란한 봄볕 아래서 우리는 서로 간절하게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 그것이 버스 안에서 호기심의 눈빛으로 우리를 내다보는 운전기사에 대한 배려 하루에 네 번 겨우 형체만 보여주고 사라지는 버스를 닮아가는 것인지 너는 단양에 온 후 정기적으로 미소를 꺼내 보여준다 그것이 최선이라는 듯 노후를 맞기도 전에 몸의 중심이 텅 비어버린, 그래서 앉는 것조차 불편한 의자에 묻혀 너는 버스의 종착지를 보고 나는 버스가 흘리고 간 매연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