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시인의 시 459

이성혁_1990년대 시에 나타난 세기말적인 상상력(발췌)/ 오래된 서적 : 기형도

오래된 書籍 기형도(1960-1989, 29세) 내가 살아온 것은 거의 기적적이었다 오랫동안 나는 곰팡이 피어 나는 어둡고 축축한 세계에서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는 질서 속에서, 텅 빈 희망 속에서 어찌 스스로의 일생을 예언할 수 있겠는가 다른 사람들은 분주히 몇몇 안 되는 내용을 가지고 서로..

권성훈_온몸의 시학과 억압의 리얼리스트(발췌)/ 그 방을 생각하며 : 김수영

그 방을 생각하며 김수영(1921~1968, 46세) 革命은 안되고 나는 방만 바꾸어버렸다 그 방의 벽에는 싸우라 싸우라 싸우라는 말이 헛소리처럼 아직도 어둠을 지키고 있을 것이다 나는 모든 노래를 그 방에 함께 남기고 왔을 게다 그렇듯 이제 나의 가슴은 이유 없이 메말랐다 그 방의 벽은 나..

이승하_모진 그 세월에 안으로 영근 사랑(발췌)/ 보릿고개 : 이영도

보릿고개 이영도(1916-1976, 60세) 사흘 안 끓여도 솥이 하마 녹슬었나 보리누름 철은 해도 어이 이리 긴고 감꽃만 줍던 아이가 몰래 솥을 열어보네. -전문- ▶ 모진 그 세월 안으로 영근 사랑/ 이영도 시조의 다양성과 깊이(발췌)_이승하 사흘 동안 솥에다 무엇을 넣고 끓인 적이 없다. 보리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