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점용_풍경과 상처/ 처용단장_1의4 : 김춘수 『문예바다』2015-겨울호 <화보/ 풍경과 상처 9>_김점용 처용단장 -1의 4 김춘수(1922~2004, 향년 82세) 눈보다도 먼저 겨울에 비가 오고 있었다. 바다는 가라앉고 군함(軍艦)이 한 척 닻을 내리고 있었다. 여름에 본 물새는 죽어 있었다. 물새는 죽은 다음에도 울고 있었다. 한결 어른이 된 .. 작고 시인의 시 2015.12.27
김상미_ 2년 남짓, 시처럼 살다 가다/ 익명의 사랑: 이연주 『유심』2015-12월호 <송년기획/ 겨울밤, 요절 시인을 읽다>에서 익명의 사랑 -위험한 시절의 진료실 1 이연주 (1953~1992. 향년 39세) 정말 꽃이 되고 싶어, 또는 구름 아홉 배는 내가 더 당신을 사랑할 걸- 그런 꽃. 새털 옷을 입고 당신 고향 가는 길 앞질러 따라가는 그런 구름. 석간신문이.. 작고 시인의 시 2015.12.26
권성훈_고독한 언어의 횡단자, 멜랑콜리커 김현승/ 어린 새벽은 우리를 찾아온다 합니다: 김현승 【한국 시단의 별들】평론 : 권성훈_'고독한 언어의 횡단자, 멜랑콜리커 김현승' (발췌) 어린 새벽은 우리를 찾아온다 합니다 김현승(1913~1975, 향년 62세) 새까만 하늘을 암만 쳐다보아야 어딘지 모르게 푸르렇더니 그러면 그렇지요, 그 우렁차고 광명(光明)한 아침의 선구자(先驅者)인 어린.. 작고 시인의 시 2015.12.24
박지영 평론집『욕망의 꼬리는 길다』(발췌)/ 엄마생각: 기형도 * 박지영 평론집『욕망의 꼬리는 길다』「기억의 변형과 왜곡」_ (발췌) 엄마생각 기형도(1960~1989, 향년 29세) 열무 삼십 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 엄마 안 오시네, 해는 시든 지 오래 나는 찬밥처럼 방에 담겨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엄마 안 오시네, 배추 잎 같은 발소리 타박타박 안 .. 작고 시인의 시 2015.12.23
유성호_혜산 박두진 탄생 100년을 맞이하며(발췌)/ 해 : 박두진 『시와표현』2015-11월호 <권두시론> 혜산 박두진 탄생 100년을 맞이하며_(발췌) 해 박두진(1916~1998) 해야 솟아라. 해야 솟아라. 말갛게 씻은 얼굴 고운 해야 솟 아라. 산 너머 산 너머서 어둠을 살라먹고, 산 너머서 밤새도 록 어둠을 살라먹고, 이글이글 애띤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달밤.. 작고 시인의 시 2015.11.12
이경철_순수와 참여를 봉합하는 시성(발췌)/ 저것이 문명인가 : 임정남 <해설> 순수와 참여를 봉합하는 시성(詩性)/ 70년대 동인 : 임정남 - 이경철 (시인, 문학평론가) 저것이 문명인가 임정남 무서운 밤이 항상 나의 방에 있다 매일 자살하는 나의 머리가 그 밤을 믿으려 한다 밤은 내 생애에 대한 미래이다 누구의 방문도 거부하는 내 손바닥에 예술의 술.. 작고 시인의 시 2015.10.09
이영주_ 그리운 것들/ 歲月월이 가면 : 박인환 『대산문화』2015-가을호 <그리운 것들, 그리운것들/ 명동백작 박인환 시인: 글과 사진/ 이영주>에서 발췌 歲月월이 가면 박인환 (1926~1956) 지금 그 사람의 이름은 잊었지만 그의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어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 작고 시인의 시 2015.09.05
비둘기/ 노명순 비둘기 노명순(1946~2010) 모이를 주느라 상자 속에 손을 넣으면 점점 치유되어가는 기운의 부리가 갇힘이 원망스러운 듯 내 손을 쿡쿡 찍는다 다리를 절며 깨금발로 상자 안을 뛰어다니기도 한다 어느새 자란 날갯죽지로 포르르 날아 상자 밖을 벗어나 선반 위에도 앉는다 성깔부리듯 똥을.. 작고 시인의 시 2012.02.10
춤/ 노명순 춤 노명순(1946~2010) 굼벵이도 춤을 춘다 누군가 무심코 밟아버린 몸뚱이를 겨우 폈다 구부렸다 있는 힘을 다해 춤을 춘다 아무도 보아주지 않아도 얼쑤! 마디마디 움직여 추임새를 넣으며 춤을 춘다 햇살이 비추면 마른 침을 꼴깍 삼키고 잠깐, 멈추었다 춤을 춘다 자진모리 중중모리 살짝.. 작고 시인의 시 2010.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