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점용_풍경과 상처/ 山 : 김소월
『문예바다』2016-겨울호 _ 김점용 山 김소월(1902~1934, 32세) 산새도 오리나무 위에서 운다 산새는 왜 우노, 시메 산골 영(嶺) 넘어갈라고 그래서 울지. 눈은 나리네, 와서 덮이네. 오늘도 하룻길 칠팔십리 돌아서서 육십 리는 가기도 햇소 불귀(不歸), 불귀, 다시 불귀. 산수갑산에 다시 불귀. 사나이 속이라 잊으련만, 십오 년 정분을 못 잊겠네 산에는 오는 눈, 들에는 녹는 눈. 산새도 오리나무 위에서 운다. -전문- ▶ 소월의 명시 중에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시입니다. 소월의 시는 한편으로는 그 도저한 비극성에 가닿기 어렵습니다. 여러 시를 놓고 맥락을 찬찬히 살펴야만 안으로 들어가는 길이 겨우 보일까 말까 합니다. 여기 이 시의 '사나이'는 '시메산골' '산구갑산'으로 돌아가는 길인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