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시인의 시 459

김종태_무에서 유를, 순간에서 영원을(발췌)/ 알 수 없어요 : 한용운

알 수 없어요 한용운(1879~`1944, 65세) 바람도 없는 공중에 垂直의 波紋을 내이며, 고요히 떨어지 는 오동잎은 누구의 발자취입니까. 지리한 장마 끝에 서풍에 몰려가는 무서운 검은 구름의 터 진 틈으로 언뜻언뜻 보이는 푸른 하늘은 누구의 얼골입니까. 꽃도 없는 깊은 나무에 푸른 이끼를 ..

나희덕_미학적 진원지로서의 기형도(발췌)/ 정거장에서의 충고 : 기형도

정거장에서의 충고 기형도(1960-1989, 29세) 미안하지만 나는 이제 희망을 노래하련다 마른 나무에서 연거푸 물방울이 떨어지고 나는 천천히 노트를 덮는다 저녁의 정거장에 검은 구름은 멎는다 그러나 추억은 황량하다, 군데군데 쓰러져 있던 개들은 황혼이면 처량한 눈을 껌벅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