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시인의 시 459

정철훈_천희(千姬)는 살아있다(발췌)/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 백석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백석(1912-1996, 84세)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폭폭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폭폭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않어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폭폭 쌓이는 밤 흰 당나귀를 타고 산골로 가자 ..

고재석_신심과 시심의 행방, 신석정의 경우(발췌)/ 자책저음(自責低吟) : 신석정

▒ 특집 2016 만해축전 학술세미나 ▒ 현대 불교시인 연구Ⅱ 자책저음 (自責低吟)* 신석정(1907~1974, 67세) 창밖에서는 보리수 꽃향기가 진하게스리 퍼져오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내가 『대승기신론(大乘起信論)』을 끝내던 오월 그 어느 날이었습니다. 인중이 유달리 기인 석전(石顚) 스님..

송정란_김일엽의 초기 불교시 고찰(발췌)/ 시계 소리를 들으면서 : 김일엽

▒ 특집 2016 만해축전 학술세미나 ▒ 현대 불교시인 연구Ⅱ 時計 소리를 드르면서 김일엽(金一葉, 1896~1971, 75세) 無常殺鬼의 발자국인 저 시계 소리는 나의 가슴을 얼마나 뛰게 하는가 나는 나의 온 곳도 모르거니와 갈 곳 또한 알 수가 없나 나는 왜 또는 어떻게 이 살이에 던져졌는지 모..

최일화_ 피안의 세계로 날아간 영혼의 새(발췌)/ 미명의 신앙 : 랑승만

『아라문학』2016-여름호 <추모특집>에서 미명(未明)의 신앙(信仰) 랑승만(1933~2016, 83세) 1 밖은 기나긴 패연(沛然)의 소리를 전달(傳達)하는 창(窓)의 밤입니다. 내 안에 머물지 않고 지나가는 그런 세월(歲月)의 수억(數億)의 밤이 겉으로만 흘렀던 저 심원(深源)한 강물의 기다림 같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