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파트의 글 237

해리 김_『페리파토스』「독수리는 수영하지 않는다」

독수리는 수영하지 않는다 해리 김(Harry Kim) 여행을 하다보면 장기간 여행을 하는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그중에는 일찍 은퇴하여 전 세계를 여행하는 부부도 있고,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10대 자녀를 데리고 여행하는 가족도 있고, 군대를 제대하거나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진출하기 전에 여행을 하는 젊은이들도 있고, 여러 이유로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뛰쳐나와 나름의 목적을 가지고 유랑하는 젊은이들도 있다. 이번 여행에서는 특히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떠도는 청년들을 많이 만났다. 나는 이들을 만나면 밥을 사주면서 이들의 이야기를 무조건 들어준다. 내 경험상 어떤 이유로든 세상을 떠도는 이들에게는 하고 싶은 얘기가 많고, 이들을 가장 기쁘게 해주는 일은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주는 것이..

전해수_『1950년대 시와 전통주의』(발췌, 셋)/ 근대지향성, 서정의 변혁, 반전통주의

『1950년대 시와 전통주의』(발췌, 셋) 전해수 ◈ '전통적 서정시'는 "한국적 서정성과 언어의식에 기반하여 창작된 근대 서정시"를 가리키는 것으로, 최근 현대시 연구에서 폭넓게 사용되었다. 다시 말해 이 용어는 특정한 유파나 경향성을 지칭할 뿐만 아니라 그러한 경향의 개별 시인이..

황봉구_『사람은 모두 예술가다』(발췌, 셋)/ 칸트, 동아시아, 서구

『사람은 모두 예술가다』(발췌, 셋) C R I T I C I S M 황봉구 ▣ 예술에서 천재론을 본격적으로 체계화하여 주장한 사람은 칸트다. 예술은 기예技藝다. 예술은 기술을 바탕으로 한다. 그 기술에는 사람들이 준수하는 일정한 규칙이 있다. 천재는 어떠한 규칙도 요구되지 않는 특정한 것을 새..

『시와사람』2020-봄호/ 특집 좌담(발췌) : 낭송앨범 '퍼소나'에 대하여

시인의 아우라 담은 '낭송앨범' 시인들 특별한 발화로 답하다 일시_ 2020년 1월 15일 장소_ 시 낭송 아카이브 '퍼소나' 참석자_ 이현승(시인), 정한아(시인), 정다운(시인), 장철환(평론가) 사회_ 신혜정(본지 편집위원) 신혜정(사회): 새해가 밝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2020'이라는 숫자가 보여주는 시각적 이미지가 매우 미래적이면서도 상큼한 느낌으로 다가오는데요. 2020년은 공상과학만화에서나 도래하는 시대인 줄 알았거든요. 자동차가 하늘을 떠다니고 음식은 캡슐 알약 같은 걸로 대체된 미래인간을 상상했는데 말이죠.(웃음) 그 상상과는 조금 다르지만 시대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웹을 중심으로 한 세계의 재편은 이미 기정사실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나눌 이야기도 무척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하..

강기옥_역사 인물과 인재 교육 『서초 이야기 · 2』 「효령대군」

효령대군의 신주를 모신 청권사 효령대군 강기옥 /시인, 칼럼니스트 효령대군(孝寧大君, 1396~1486)의 신주를 모신 사당을 청권사淸權祠라 부르는데 췅권사의 의미에는 아들이 부모의 뜻을 거스르지 않은 효도와 동생을 사랑하는 양보, 그리고 우애의 정신이 숨어 있다. 조선 시대의 왕족 ..

강기옥_역사 인물과 인재 교육 『서초 이야기 · 2』 「정도전」

혁명으로 이룬 민본주의 정도전 강기옥 /시인, 칼럼니스트 고려말 조선초의 정치가이자 학자인 정도전은 1392년 조준, 남은 등과 함께 이성계를 왕으로 추대한 조선의 일등 개국공신이다. 정도전의 묘로 추정되는 자리가 서초구청 뒷산에 있다. 세월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는다. 그러나 역사는 그 주인공을 기다린다. 어수선한 시기일수록 시대를 어거하는 출중한 인물이 나타나 권력의 중심이 되는 것은 바로 역사와 인물의 역학관계 때문이다. 다만 권력욕에 의해서든 민중을 위해서든 영웅으로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에서 희생당한 자들 때문에 역사는 언제나 가정假定에 의해 아쉬운 이야기가 뒤따른다. 서울 정도 600년 기념 행사에서 조선 건국의 역사를 새롭게 조명할 때 관심을 끈 것은 정도전(鄭道傳, 1342~1398, 56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