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절枯絶 조정권 꼿꼿합니다. 꽃 떨구고 고개 쳐든 꽃대들이 가을 내내 여위다가 설한풍 속에서도 안 숙입니다. 언 연못 말라 가도 숙이지 않는 저 꼿꼿한 고개 얼음 속에서 산 채로 캐 시 쓰는 책상 앞에 켜놓으면 얼마나 환하겠습니까. -전문- ▶견인의 탐미주의, 그 결빙의 여정_조정권의 시세계(발췌)_ 이숭원/ 문학평론가 내용은 단순하다. 나는 이 시가 평생을 고절孤節의 탐미주의로 보낸 시인이 생의 한 고비인 고절枯絶의 단계에서 후배 시인에게 주는 당부의 말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의 혼탁 속에 빙산 철벽을 꿈꾸는 시를 썼고, 그 꿈이 누더기 같은 현실 속에 좌절될 때, 꽃잎 떨군 꽃대가 말라가면서도 여전히 꼿꼿한 모습을 보이듯, 견인의 자세만은 끝까지 유지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탐미의 길이 실패하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