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는 날아간 씨앗을 걱정하지 않는다/ 정숙자
민들레는 날아간 씨앗을 걱정하지 않는다 정숙자 어린 시절 이후, 사람이 살아가는 동안 가장 힘든 일은 무엇일까? 학업이나 직장, 경제력 등등 이력서에 기재할 수 있는 사항 말고, 인간이면 누구나 겪게 마련인 그 ‘힘든 일’ 그게 과연 무엇일까? 병원에 접수하여 수술 받거나 주사바늘로 해결할 만한 것도 아니고, 어느 자리에서 떠벌일 일도 아닌, 너무나 사소하지만 너무나도 불편한 일. 마음이라는 광장을 어지럽힐 뿐더러 새아침이 오지 못하게 만들어버리는 가느다란 끈. 그것을 일러 우리는 인연이라 한다. 인연의 폭은 참으로 넓어 혈육에서부터 우정과 사랑, 선후배와 동료, 사제지간, 이웃까지를 포괄한다. 그뿐일까. 한순간 지하철 옆자리에 앉았던 이까지도 개개인의 우주에 없어서는 안 될 별들이다. 깊이 모를 이 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