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는 이듬해가 없다/ 정숙자 인생에는 이듬해가 없다 정숙자(鄭淑子)|시인 지구는 공전 끝에 1월로의 귀환을 앞두고 있지만 우리의 계절이 환원되는 건 아니다. 지나가고 흘러가고 불어가는 시간은 우리의 어깨를 스치는 순간 영원 속으로 자취를 감추고 만다. 어떤 두뇌와 행위로도 붙잡아둘 수 없는 이 시간을 어.. 에세이 한 편 2015.12.31
백두산 전투의 기억과 6.25/ 박승병 백두산 전투의 기억과 6.25 박승병 세월의 무상함을 일깨워주려는 듯 어느 사이인가 단풍이 곱다. 본 내용은 실화이면서 산 증인 보훈번호 1-2101597 국가 유공자 육군 하사 박우남 씨의 이야기를 광복 70주년인 을미년 가을에 구술과 자료에 의거 기록한다. 박우남은 효심이 지극하고 모든 .. 에세이 한 편 2015.12.15
깨진 그릇/ 임상기 깨진 그릇 임상기 스님이 이가 빠진 찻잔을 내놓는다. 다탁에는 이가 빠진 찻잔 몇 개가 더 남아 있다. 이가 빠진 찻잔을 버리지 않고 사용하는 중이니 거부감을 느끼지 말라는 메시지 같다. 찻잔의 실금에도 찻물이 스며들어 그물을 친 것처럼 보인다. 사용하지 않은 깨끗한 찻잔이 아닌 .. 에세이 한 편 2015.12.12
화두/ 맹난자 화두 맹난자 경봉선사께 받은 화두(話頭)는 '시삼마(是甚魔)'였다. 50년 전, 통도사 극락암에서 "예까지 몸뚱이를 끌고 온 이 마음은 무엇인고?"를 물으시며 "이 무엇고?"의 화두를 내려주셨다. 근본 취지도 모르면서 어느 날 나는 애꿎게 1700개 공안(公案) 중에서 화두 하나를 골라 들었다. .. 에세이 한 편 2015.09.30
독거 노인의 슬픔/ 박문희 독거 노인의 슬픔 박문희 내가 왜 이 글을 써야 하는지. 내가 살고 있는 이 집은 남편과 함께 죽을 때까지 오래오래 살자고 28년 전 정성들여 건축했었다. 이웃들과도 무난하게 지냈으며 서로서로 숟가락 수를 알 정도이었다. 어느 날 갑자기 남편을 먼저 보내고 평생 함께 모시던 시어머.. 에세이 한 편 2015.08.23
복(福) 도깨비가 그립다/ 신범순 <『샘터』2015 - 1월호> 복(福) 도깨비가 그립다 신범순 나는 어릴 때 도깨비 이야기 때문에 밤중에 어두운 곳에 혼자 가는 것을 무서워했다. 그런데 나의 아버님은 나와 정반대였다. 그분은 항상 곧으신 성품 그대로 도깨비나 귀신에 대해서도 두려움이 없었다. 한번은 아버님이 정말 .. 에세이 한 편 2015.08.12
호박꽃/ 김원옥 호박꽃 김원옥 며칠 전 개인적인 일로 지방에 갔다가 비닐하우스 안에서 호박농사 짓는 것을 보게 되었다. 물론 내 방식과 확연히 다른 방법이었지만 호박꽃을 보는 순간 거의 잊었던 추억 한 토막이 떠올랐다. 1970년대에 나는 대전에서 살았다. 셋방살이로 두세 번 이사하다 용문동에 와.. 에세이 한 편 2015.05.08
구둔역/ 배홍배 구둔역 -추억의 가장 깊은 곳 배홍배(시인) 예년보다 일찍 봄이 찾아왔다. 아파트 사잇길마다, 주택가의 좁은 길가에도 어디라 할 것 없이 만발한 개나리, 살구꽃, 앵두꽃, 벚꽃들의 향기에 현기증이 든다. 그러나 이 어여쁜 꽃들에게서 자꾸만 눈물 냄새가 나는 것은 왜일까. 매연에 그을.. 에세이 한 편 2015.04.30
편수에 소홀하면/ 정태범 편수에 소홀하면 정태범 편수란 학교교육에서 학생들이 배워야 할 내용인데 교육과정과 교과서를 총칭하는 말이다. 학생들이 무엇을 배워야 할 것인가를 문서화한 일종의 지침서이다. 어떤 교과에도 배워야 할 내용들이 많다. 배워야 할 내용이 워낙 많기 때문에 그것을 정선하지 않을 .. 에세이 한 편 2015.04.28
1939년 발간 『맥』 제6집을 접하고/ 정태범 1939년 발간 『맥』 제6집을 접하고 정태범 우리 말로 된 시 전문지 『맥貘』은 일제 강점기인 1938년 6월에 창간되었다. 일제의 탄압과 감시를 견디지 못하고 4집을 마지막으로 스스로 정간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1995년 『맥』을 중창간하신 김상옥 선생도 4집을 끝으로 자진 정간했다.. 에세이 한 편 2015.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