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만의 축의금/ 김정자 50년 만의 축의금 김정자(시인, 문학평론가) K대학에서 특강이 있는 날이었다. 아직도 차가움이 남아 있는 이른 봄날 아침, 청매화만 그 고결한 모습을 뽐내고 있었다. 강의가 시작되기 전 학교 측에서 축사 프로그램을 마련해 놓았나 보았다. K대학의 명예교수이며 시인이신 강희근 교수.. 에세이 한 편 2016.10.08
해설_도덕적 진실의 발견과 절제된 서정적 산문/ 이태동 <해설> 도덕적 진실의 발견과 절제된 서정적 산문 -솔제니친의 서정적 산문 다섯 편 이태동 옛소련의 세계적인 반체제 작가로 알려진 알렉산드르 솔제니친은 1918년 12월 11일 북 코크스 부근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그가 태어나기 6개월 전에 죽었다. 그래서 그의 어머니가 타이.. 에세이 한 편 2016.10.06
이태동_해외 수필 읽기/ 오카 강변을 여행하면서 : 솔제니친 <솔제니친의 서정적 산문 다섯 편>- 5 오카 강변을 여행하면서 솔제니친(1918~2008, 90세) 중부 러시아의 시골길을 지나노라면, 러시아의 풍경을 조화시키는 열쇠가 어디에 있는가를 스스로 이해하게 된다. 그 열쇠는 교회에 있다. 나직한 산이나 언덕 위, 그리고 많은 강가 어디에서나 볼.. 에세이 한 편 2016.10.05
이태동_해외 수필 읽기/ 산에서 맞은 뇌우(雷雨) : 솔제니친 <솔제니친의 서정적 산문 다섯 편>- 4 산에서 맞은 뇌우(雷雨) 솔제니친(1918~2008, 90세) 캄캄한 밤에 우리는 산마루턱에서 소나기를 만났다. 우리는 천막에서 기어 나와 몸을 피했다. 뇌우(雷雨)는 산등성이를 넘어 우리에게로 다가오고 있었다. 칠흑 같은 암흑- 위도, 아래도, 지평선도 .. 에세이 한 편 2016.10.04
이태동_해외 수필 읽기/ 모닥불과 개미 : 솔제니친 <솔제니친의 서정적 산문 다섯 편>- 3 모닥불과 개미 솔제니친(1918~2008, 90세) 활활 타오르는 모닥불 속에 썩은 통나무 한 개비를 집어던졌다. 그러나 나는 미처 그 통나무 속에 개미집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통나무가 우지직 타오르자 별안간 개미들이 떼를 지어 쏟아져 나오며 .. 에세이 한 편 2016.10.03
이태동_해외 수필 읽기/ 물에 비친 영상 : 솔제니친 <솔제니친의 서정적 산문 다섯 편>- 2 물에 비친 영상 솔제니친(1918~2008, 90세) 물살이 빠른 급류의 표면에는 가까이 있는 거나 멀리 있는 거나 아무것도 반영되 지 않는다. 비록 그 물이 맑다 하더라도 또 물거품이 일지 않는다 하더라도 마찬가 지다. 쉴 새 없이 파문이 일고 있는 잔물.. 에세이 한 편 2016.10.02
이태동_해외 수필 읽기/ 호흡 : 솔제니친 <솔제니친의 서정적 산문 다섯 편>- 1 호흡 솔제니친(1918~2008, 90세) 지난 밤 가랑비가 내렸다. 지금도 간혹 가볍게 비를 흩뿌리며 비구름이 하늘을 헤 엄쳐 간다. 나는 꽃이 시들어 가는 사과나무 밑에 서서 숨을 몰아쉰다. 비 온 뒤라서 사과나무 뿐 아니고 주위의 온갖 풀이 수분을 내.. 에세이 한 편 2016.10.01
천강대임(天降大任)/ 박두원 천강대임(天降大任) 박두원 민족 고유의 명절인 설을 맞이하여 새벽에 일어나 돌아가신 부모님 제사를 간단히 마치고 서둘러 고향인 안성으로 갔다. 친척들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차례를 지내고 조상님들 납골당이 있는 천안으로 가서, 가족들의 건강과 한 해의 안녕을 간단히 빌고 교.. 에세이 한 편 2016.09.23
「맹인의 아침」비보(飛步), 걷는 것보다 더 빠른 것은 없다/ 이원규 맹인의 아침 이원규 산촌 하내리의 겨울밤 자정 넘어 함박눈 내리면 먼저 아는 이 누구일까 제아무리 도둑발로 와도 먼저 듣고 아는 이 누구일까 온 마을 길들이 덮여 문득 봉당 아래 까무러치면 맹인 김 씨 홀로 깨어 싸리비를 챙긴다 폭설의 삶일지라도 살아온 만큼은 길 아니던가 밤새.. 에세이 한 편 2016.09.17
「묘생」고양이 세계 속에 살기/ 이용한 묘생 이용한 고양이는 깊다, 라고 써야 하는 밤은 온다 짐승에겐 연민이 없으므로 때때로 서쪽에서 부는 한 마리의 방랑을 약하게 읽어본다 언제나 옳다는 고양이의 진리는 이미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나에게 남은 건 등이 휜 저녁과 길게 우는 일요일이다 골목에 적힌 소변금지가 대변하.. 에세이 한 편 2016.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