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한 편 346

제32회 동국문학상 수상_이명지(수필) '내가 반한 명화'/ 심사평/ 수상소감

<2019, 제32회 동국문학상 수상작(수필)/심사평/수상소감> 내가 반한 명화 이명지/ 수필가 그림은 내면 깊숙이 있는 기억을 불러낸다. 기억은 가장 아름다운 시절이거나 세월에도 빛바래지 않은 아릿한 상처이기도 하고 한없이 외롭던 자신의 모습이기도 하다. 같은 작품을 보고 있지만..

에세이 한 편 2019.05.19

서양문학과 불교/ 신원철

서양문학과 불교 신원철/ 강원대 영어과 교수 서양의 문화는 헬레니즘과 히브리즘을 바탕으로 한다. 둘 다 기원전 2,000년쯤에 시작되어 로마제국에서 만났다. 그리고 히브리즘이 성하던 중세를 지나 르네상스기에 다시 헬레니즘이 일어나고 이후 서로 조화를 이루며 서양문화를 형성해왔다. 헬레니즘은 그 기저에 인간의 호기심이 있다. 날개를 만들어 달고 크레타섬을 빠져나가는 이카로스나, 부하들의 귀를 밀랍으로 막고 자신의 귀는 연 채 사이렌의 목소리를 들었던 오디세우스의 예를 생각해 보면 된다. 여기에 반하여 히브리즘은 호기심의 억제이다. 선악과에 대한 호기심을 유발해 놓고 따먹지 못하게 한다거나, 충실한 종 아브라함과 모세도 명령에 의문을 달면 반드시 벌을 받는 것 등이 대표적 예이다. 말하자면 절대적인 질서에 ..

에세이 한 편 2019.04.30

내 시의 스승은 시 자체, 그리고 고독과 책이었다/ 정숙자

내 시의 스승은 시 자체, 그리고 고독과 책이었다 정숙자 그동안 너무 많이 다치고 인내하며 살아왔다. ‘그동안’이라는 세 음절 속에는 거의 평생이라는 공간이 들어있다. 태어나기 이전이야 현재의식으로 짚어낼 수 없지만, 현생인류의 한 개체로서 첫 울음을 터트린 후 줄곧 다침-견딤-겪음의 시간을 더듬어온 것으로 회상된다. 매번의 그 상처들이 모멸이나 모독인 줄도 모르고 나는 늘 자신 안에서 모순을 찾으려 했으며, 그런 상황이 닥칠 때마다 최선의 순응-적응-호응을 위해 숨죽여 왔던 것이다. 시종일관 긴장을 늦추지 않고 묵묵히 걸었다. 암울한 고독감 속에서 탐독만이 화려했다. 느릿느릿 읽은 한권 한권이 집안에 꽂혀가는 든든함만이 내 겨울을 녹여주는 페치카였다. 부실한 청력과 허술한 IQ와 함께 했지만, 나는 어..

에세이 한 편 2019.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