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후를 찾아서 황정산/ 본지 주간 현대 사회는 "왜?"라는 질문이 사라진 사회이다. 그러한 질문을 하지 않고도 우리가 살아가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기 때문이다. 나 말고 누군가 그러한 질문에 대한 대답을 이미 만들어 놓고 있다. 우리는 "왜?"라는 질문 없이 태어나고 공부하고 또 사회에 입문한다. 왜 사는지 모를 물건을 사고, 왜 만나야 하는지 모를 사람을 만나고, 왜 그래야 하는지 모른 채 돈을 벌고 재산을 모은다. 나의 욕망은 누군가의 욕망의 대리물이거나 모사일 뿐이다. 이 가짜 욕망이 상품을 만들고 상품을 소비하고 스스로 상품이 되게 만든다. "왜?"라는 질문은 주체성을 확인하는 일이다. 나의 행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성찰하는 것은 바로 이 질문으로 시작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체가 사라진 시대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