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공우림(空友林)의 노래 · 63/ 정숙자

검지 정숙자 2024. 11. 8. 01:42

 

    공우림空友林의 노래 · 63

 

     정숙자

 

  부끄러움은 많고 자랑은 적었습니다. 지금껏 살았다는 건 순ᄀᆞᆫ순ᄀᆞᆫ 먹었다는 것. ‘생각이라는 동굴에 들어 사유思惟를 캐면서부터···, 플랑크톤처럼 작고 짧은 생이기를 원했지마는 제 몸은 <먹이>가 아닌 <먹기>였던 것입니다. (1991. 1. 16.)

 

           

 

 

  다시 밤

 

  낮 동안 부풀었던 침전물이

  가라앉는다

 

  미네르바의 부엉이가 날개를 펴고

  내려오는 밤

  고요, 황홀, 조금은 쓸쓸하기도 ᄒᆞᆫ

  이 은은함은

 

  어릴 적 사랑했던 뮤즈의 슬ᄒᆞ

 

  오로지 그뿐, 여위는 가을

    -전문(p. 90-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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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사사』 2024-가을(119)호 <이 계절의 신작시 1>에서

* 정숙자/ 1988년 『문학정신』으로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