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시를 읽으면 투명한 느낌이 나"(두 마디) - interviewer: 고명재(시인) - interviewee: 이우성(시인) ■ 고명재: 이번 시집 (『내가 이유인 것 같아서』, 2022. 문학과지성사)은 참 투명함이 돋보였어요. 꾸미거나 드러내거나 수식하는 것이 아니라, 삶을 골똘히 바라보면서 충실하게 담아내려는 어떤 태도 같은 게 느껴졌어요. 치장하거나 둘러 말하지 않는 이 태도나 힘은 어디서 온 건가요. (p. 169) □ 이우성: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뵈러 간 날이 있어요. 치매를 되게 오래 앓으셨어요. 기억하시는 건 매일 다니는 집 앞의 산책로 하나 정도. 그런데 그날은 저를 보고, 어, 왔니, 하고 담담하게 말씀하셨어요. 신기한 날이었어요. 할머니 손을 잡고 걷는데 꽃이 피어 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