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정거장 진혜진 새벽 종소리로 물든 몸의 정거장에서 한 사람의 여름이 사라지고 있다 한 올만 툭 잡아당겨도 스스로 흩어져 버리는 환幻일지라도 더 이상 비뚤어지는 계절이 없을 때까지 서로의 목적지가 될 때까지 모든 결말을 끌어안았지만 푸르스름한 빛 속으로 사라지고 한 사람이 두고 간 시간이 그림자로 남아 지나가는 모든 발자국을 견딘다 어깨 너머의 꿈은 당신 밖으로 나오지 않은 연민이거나 멈추지 않고 지나간 연인의 이름이거나 의문이 많은 내일의 그림자 누구의 혀가 새벽의 체온을 더듬었을까 싱싱한 죄목들이 토해진 거리마다 팔딱거리는 그늘들 쓸만한 게 없어 함부로 던지는 눈빛을 밟고도 몰리는 무관심 사라지기 전 무엇을 하였는지 버려진 이름이 몇 개였는지 지켜봄이 사라질 때까지 당신을 통과해야 하는 것을 누구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