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주 시인이 아내와 주고받은 편지/ 편집, 낭독 : 정숙자
: 정숙자> “서정주 시인이 객지에서 시골에 있는 부인에게 보낸 편지” - 여성과 서한 (女性과 書翰) 1965년 刊, 박목월 著 숙이여. 글월 받아 읽었소. 고향의 어느 구석진 밭두둑에 피는 조그만 꽃의 기억과도 같이 언제나 서러운 그대의 편지. 숙이여. 나는 이 편지를 가지고, 지금 조용한 어느 나무그늘이나 풀밭을 찾아가려 하오. 남쪽 하늘을 바라보며 고쳐 고쳐 읽으려 하오. 서러운 행복, 숙은 그런 일을 생각해 본 일이 있소. 십칠일 쯤 래성하겠다고 하였으나, 지금 서울 와서는 절대로 못 쓰오. 서울이 어디라고! 내가 언제 마음놓고 오라고 하도록까지는 괴로운 대로 쓸쓸한 대로 기다려 주는 것이 나를 위해 주는 일이오. 괴롬을 참고, 오히려 그것을 기쁨으로 기다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