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파트의 글 237

유토피아를 찾아서, 도연명의 <도화원기>/ 김경엽(金京燁)

유토피아를 찾아서, 도연명의 김경엽金京燁 1. 낙원의 꿈, 무계정사 봄날이 산책길에 오래된 집터를 발견한 적이 있다. 인왕산 자락이 흘러내리다 잠시 멈춘 듯 아늑한 곳이었다. 종로구 부암동 소재 "무계정사武溪精舍" 터였다. 집터 근처 바위에 새겨진 '무계동武溪洞'이란 글씨는 힘차고 늠름했다. '무계'가 '무릉계곡武陵溪谷'의 준말이라면, 이곳을 그 옛적 이상향의 상징인 '무릉도원'으로 명명한 이는 도대체 누구였을까. 궁금증이 생겨날 수밖에 없었다. 귀가하는 즉시 인터넷 검색엔진을 돌렸다. 의문은 이내 풀렸다. '무계정사'는 1452년 5월결 세종이 셋째 아들인 안평대군(安平大君, 1418~1453)이 지은 별장이었다. 그로부터 1년 후, 둘째 형인 수양대군과의 권력투쟁에서 패한 안평대군이 사사賜死되었다는 ..

최초의 시인 굴원과 '중취독성(衆醉獨醒)'의 시학/ 김경엽(金京燁)

&lt;중국문학 산책&gt; 최초의 시인 굴원과 '중취독성衆醉獨醒'의 시학 김경엽(金京燁) 1. 단오절 혹은 시인의 날 지금부터 2,300여 년 전, 중국의 호남성 장사에서 멀지 않은 멱라覓羅 강가. 더위가 막 시작되던 어느 초여름 날이었다. 한 노인이 홀로 강변을 배회하고 있었다. 여름 풀벌레 소..

정은경_『밖으로부터의 고백』디아스포라로 읽는 세계문학(발췌)

밖으로부터의 고백 -로랑 세크직의『슈테판 츠바이크의 마지막 나날』(이세진 역, 현대문학, 2011) -슈테판 츠바이크의『어제의 세계』(곽복록 역, 지식공작소, 2003) 정은경 슈테판 츠바이크라는 거장을 처음 접한 것은 「체스 이야기」라는 중편소설을 통해서이다. 오래전의 독서라 다 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