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 프로젝트-44
정숙자
그렇다 하더라도// 석기시대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
요즘 부쩍 공상이 많아졌다
예전에 끓이던 '왜?' 때문이 아니다
내다보지 않아도 자라는 길
언제라도 의젓한 돌 두꺼비
사회와 삶에 대한 불안이나 불만이 엮인 것도 아니다
눈썹 밑 천둥번개도 품지 않았으면서
똘똘한 씨앗 한 주먹 뿌리지도 못했으면서
둥~ 떠있는 구름, 아니 떠도는 바람동굴 바큇살 아래
거긴 아직…
책이 없으므로
문학이 없으므로
결정적으로 시인들이
시세계가 열리지 않았으므로
더없이 거칠고 검을지라도 오늘 여기, 발 묻은 나는
-------------
*『시현실』 2018-겨울호
'그룹명 > 나의 근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푸름 곁 (0) | 2019.01.11 |
---|---|
일차 초상화 (0) | 2019.01.10 |
급류 (0) | 2018.12.17 |
이슬 프로젝트-42 (0) | 2018.11.27 |
휘뜩 지나가는 악몽 (0) | 2018.11.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