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 프로젝트-12
정숙자
테레비야 테레비야// 둥근 뉴스를 내놓아라. 내놓지 않으면 구워
먹으리.
백합, 봄 물소리, 동가식서가숙 끝에 떠오르는 돌 하나 별 둘… 젖
니 해끗한 태양의 웃음… 그런 소식은 영 없는 거니? 굴러온 파도가
바위를 치면 흰 새들 드높이 흩뿌려지는… 그런 채널은 영 없는 거
니?
왜 이렇게 쓸쓸한 거니?
무겁고 갑갑한 거니?
모가지가 길지도 않은 우리가
왜 이렇게 슬픈 거니?
새해도 스무날인데
왜 구토만 해대는 거니?
(아직도 울지 않은 눈물이 있다. 다음에 울어야 할 눈물이 있다.
아직도 울지 않은 그 눈물은 다음-다음 세상에 만나야 할 꼭 한 사
람, 작별도 없이 놓친 그를 만나면 그때 비로소-온밤 품어야 할 범
종의 눈물.)
테레비야! 테레비야! 영근 뉴스를 내놓아라. 내놓지 않으면 지져
먹으리.
* 『시에티카』2015-상반기 (12호)/ 초대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