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소리신문≫ 창간 38주년 기념 축시
말씀은 빛입니다
정숙자
말씀이 불어옵니다
말씀이 피어납니다
빗방울 소리 새소리 잔물결 소리
이 세상 모든 소리는
말씀이며 빛이며 생명입니다
날마다 새로운 저 태양은
누가, 어디서 띄우는 말씀일까요?
깊고 넓고 다정한 그 말씀은
누구의 길을 비추시려고
높이높이 들어 올린 등불일까요?
(말씀이 꽃이 되지 못한 어느 곳에선
이 밤도 전쟁이 멈추지 아니합니다)
거듭거듭 거듭나 빛에 싸이는
영원의 그 첫 날을 위해
꿈에서도 깨어서도 출렁입니다
말씀에, 말씀을 싣고
말씀에, 말씀을 따라
*《들소리신문》제 1556호(1997.4.3. 창간) / 2014. 4. 26. 일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