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에서 읽은 시

마스크 1학년/ 김양아

검지 정숙자 2024. 10. 18. 01:33

 

    마스크 1학년

 

    김양아

 

 

  1학년 한율이가 일주일에 두 번 학교 가는 날

  엄마와 둘이 집에 남아 심심했던 서율이

  오빠가 돌아오면 달려가 반갑게 맞아줍니다

  게임도 하고 간식도 먹으면서 같이 놀아요

 

  한율이가 제일 좋아하는 축구교실 가는 목요일

  등에 이름이 쓰여진 노란 유니폼을 입었어요

  서율이도 따라간다고 현관 앞에 서 있네요

 

  아이들은 공을 몰아 훌라후프 안에 넣기도 하고

  팀을 나눠 인조잔디에서 경기도 합니다

  따라온 가족들은 그물벽이 쳐진 곳에서 구경해요

  "오빠, 힘내라~" 서율인 응원도 해줍니다

  가방을 뒤져 물도 마시고 해바라기 초코씨앗도 꺼내 먹어요

  엄마는 얼른 다시 마스크를 씌워줍니다

  언니 오빠들도 마스크 쓴 채 땀 흘리며 운동을 해요

 

  오랜만에 밖에 나와 걸어오는 길

  나무도 꽃도 새도 마스크를 쓰지 않아서 좋겠다

 

  놀이터에 어린이집 친구들이 놀고있네요

  코로나 때문에 요즘 어린이집을 쉬고 있거든요

  친구들과 놀고 싶었지만 사람이 제법 많아서

  아쉬운 서율인 자꾸 뒤를 돌아보며 집으로 들어갑니다

  마스크걸이에 마스크를 걸고 뽀득뽀득 손을 씻어요

     -전문(p. 88-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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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집 『세상 바깥에 앉아 창문하기』 2024. 9. 27. <북인> 펴냄

 * 김양아/ 2014년『유심』으로 등단, 시집『뒷북을 쳤다』, 정독도서관 <사유의 풍경>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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