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공우림(空友林)의 노래 · 61/ 정숙자

검지 정숙자 2024. 10. 13. 02:18

   

    공우림空友林의 노래 · 61

 

     정숙자

 

 

  나비가 다시 알을 낳는다는 건 얼마나 참혹한 일인지요. 나비가 되기까지는 기지 않으면 안 될 단애가 기다리고 있는 까닭입니다. ···날개는 아마도 눈물의 흔적일 것입니다. ···왜 꼭 애벌레 속에 숨겨진 것일ᄁᆞ요. 신의 선물인 새 옷을 펴보기도 전에 부리에 먹혀버린 여한들을 위하여 기도합니다. 그 수자령 나비들이 저에게는 가장 안 잊히는 ᄂᆞ비입니다. (1991. 1. 3.)

 

                  

 

   거실 한가득 햇빛이 쏟아집니다. 난리라도 난 듯 구석구석 스며듭니다. 얼마나 고마운지, (자신에게 말 건넵니다) 우리는 우리가 만든 빛 조금만 써도 세를 내야만 ᄒᆞ죠. 꼼짝없이 계산해야 합니다. 태양의 덕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음입니다.

 

    그것도 자기를 태워서 내는 빛이 아니겠어요? 그것도 사람뿐만 아니라 개미 한 마리, 푸나무 한 척 한 잎 제 필요한, 아니 필요 이상이라도 맘껏 쓰도록 내려주지 않습니까? 고맙고 고맙습니다. 태양-세 받지 않으시는 해님, ᄎᆞᆷ 고맙습니다.

    -전문(.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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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 사학 철학』 2024-가을(78) <문학/ 가을 특집 8인 시선>에서

  * 정숙자/ 1952년 전북 김제 출생, 1988『문학정신』으로 등단, 시집『공검 & 굴원』『액체계단 살아남은 니체들』등, 산문집『밝은음자리표』『행복음자리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