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공우림(空友林)의 노래 · 60/ 정숙자

검지 정숙자 2024. 10. 11. 02:07

 

    공우림空友林의 노래 · 60

 

     정숙자

 

 

  조약돌들이 자수정이나 진주처럼 빛납니다. 축젯날 색종이인 양 나비들이 반짝입니다. 바람이 꿈꾸는지 이따금 풀잎이 흔들립니다. 이 공간에서는 노래 없이도 행복합니다. 저에게 노래란 외로움과 슬픔 달래려는 최대한의 노력이었음을, ᄀᆞ까스로 깨닫습니다. (1990. 12. 29.)

 

             

 

  불과 30여 년 사이로

  저 -냇물 흘러가 버리고 말았군요

  저곳이 바로 전생이었군요

 

  저 별을 찾아 길 떠날 필요는 없습니다

 

  조용히 혼자 열어가면 됩니다

 

  보세요, 조약돌도 나비도

  풀잎도 그때 그대로 이따금 흔들립니다

 

  수평적 침묵

  수직적 침묵

  유영했던 침묵들을

 

  이제 하ᄂᆞ하ᄂᆞ 새롭게 이해하며

  돌의 도약에 대해

  풀잎의 중첩에 대해 자신 안에서 묻고

  또 대답해야 할 때, 바로 지금입니다.

     -전문(p. 2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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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 사학 철학』 2024-가을(78) <문학/ 가을 특집 8인 시선>에서

  * 정숙자/ 1952년 전북 김제 출생, 1988『문학정신』으로 등단, 시집『공검 & 굴원』『액체계단 살아남은 니체들』등, 산문집『밝은음자리표』『행복음자리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