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곽효환
옆집 현관 앞에
올해 초등학생이 된다는 이웃집 아이와
아버지의 자전거가 나란히 서 있다
문득 그 무렵 딸아이 민경이가 나와
자전거를 타고 돌아와 쓴 동시가 겹쳐진다
아빠와 자전거를 탄다
아빠가 앞에 가고
내가 뒤를 따른다
아빠의 길이 나의 길이 된다
시를 쓰는 내내 찾아다닌 것이
이 몇 줄에 오롯이 들어 있다
간결하고 명징한 언덕
선명한 비유 그리고
맑고 투명한 마음
-전문(p. 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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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간파란』 2024-여름(33)호 <poem> 에서
* 곽효환/ 시인, 1996년 ⟪세계일보⟫ & 2002년 『시평』을 통해 작품 활동 시작, 시집『인디오 여인』『지도에 없는 집』『슬픔의 뼈대』『너는』 『소리 없이 울다 간 사람』등. 저서『한국 근대시의 북방의식』『너는 내게 너무 깊이 들어왔다』등. 편저『이용악 시선』『구보 박태원의 시와 시론』『아버지, 그리운 당신』『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백석 시그림집』, 『이용악 전집』(공편), 『청록집 청록집 발간 70주년 기념 시그림집』『별 헤는 밤 윤동주 탄생 100주년 기념 시그림집』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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