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가장 작은 뼈에게▼
정끝별
귓속 고막에서 달팽이관 사이
귓속뼈를 이루는 망치뼈, 모루뼈, 등자뼈라는 가장 작고 가벼운 뼈들이 가장 나중까지 듣는다기에
들을 때 속귀의 귓속뼈들이 움직인다기에
임종을 선고한 의사가 나가자
아직 따뜻한 엄마 겨드랑이에 손을 묻고
엄마 귀에 대고 말했다
엄마의 가장 작은 뼈들을 내 작은 목소리로 어루만지며
엄마,
엄마가 돌아간 시간을 잘 기억할게
엄마도 잘 기억해서 그 시간에 꼭 찾아와야 해
-전문(p. 80)
※ 제목 끝에 [▼] 표시가 된 작품은 시인들이 직접 뽑은 1~2년 내의 근작대표시입니다. 이 작품은 현대시 작품상 후보작으로 검토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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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시』 2024-1월(409)호 <현대시작품상 수상자 신작특집> 에서
* 정끝별/ 1988년『문학사상』으로 등단, 2021년 제22회 현대시작품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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