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꿈속의 향연(饗宴)/ 송동균

검지 정숙자 2024. 7. 23. 01:53

 

    꿈속의 향연饗宴

 

     송동균

 

 

  나는 첩첩 산중 깊숙하게 뚫린 숲길

  온몸 소름 피는 긴장감으로 걷고 있었다

 

  아무도 없이 나 홀로만의 외로운 길

  조마조마 긴장된 숲길이지만

  어쩌면 내 어릴 적 그리움 피어나는

  고향길이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렇게 얼마의 시간이 흐른 뒤였다

  내 나아가는 길 위에

  한줄기 실오리 같은 햇살이 눈이 부시게 내리고 있었다

 

  나는 재빨리 이 기적의 햇살 거머잡았고

  허공에 떠 올라 어느새

  아스라이 높게 피어있는 꽃구름 위에 앉아있었다 

 

  그리고 때맞추어 내 앞에 나타나신 우리 어머니,

  어머닌 눈부시게 하얀 목화송이로 피어 계셨다

 

  나의 애탄 그리움으로 피어나 계신 어머니,

 

  그러나 더는 나에게 다가서지 않으신 채

  날 향한 간절한 기도와 묵시 피워내고 계셨다

 

  정녕 우리 어머니

  평생 남 도우신 공으로 일찍 성녀 되셨어라! 

  선녀들 거문고 뜯으며 춤을 추고

  환희의 노래 소리 구름 위 뜨고 있었다

 

  그리고 나 불현듯 내 곁 떠나신 우리 어머님,

  내 손 저으며 목이 맨 채 어머니 불러 보지만

  온 몸 땀 흠뻑 젖어 내리고

  방 안 가득 허탈감만 감돌고있었다

 

  깊은 밤, 꿈이었다

    -전문(p. 4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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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간문학』 2024-6월(664)호 <이 달의 시> 에서

 * 송동균/ 1932년 전북 정읍 출생, 1976년『현대문학』 시 부문 추천완료, 시집『금상동의 산자락』『정읍 까치』『저문 황토길』『금상동 연가』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