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닭
박만진
한가윗날 보지 못한
보름달을
양력 시월
새벽 일찍 보네
저 먼 첫닭,
얼마나 목을 길게 빼면
울음 또한 저리 길까
이웃 일손들의 새벽잠을
서둘러 깨우려 하나
저 먼 첫닭,
얼마나 목을 곱게 빼면
울음 또한 저리 고울까
그래, 사람아!
맨 처음 우는 닭이
첫닭이 아니라
맨 처음 듣는 소리가
첫닭이네
-전문(p. 20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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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현실』 2023-여름(92)호 <이 계절의 시인/ 신작시> 에서
* 박만진/ 1987년『심상』으로 등단, 시집『오이가 예쁘다』『붉은 삼각형』『바닷물고기 나라』『단풍잎 우표』등 10권, 시선집 『꿈꾸는 날개』등 3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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