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그릇, 되다/ 류미월

검지 정숙자 2024. 7. 17. 01:21

<시조>

 

    그릇, 되다

 

     류미월

 

 

  콩 심은 데 콩 나는 건 흙이 만든 진리죠

  어른들은 올바르게 참되게만 살라지만

  흑흑흑

  잘못이 없어도 그릇되다 말해요

 

  성당 옆 모퉁이에 문을 연 '그릇된 흙'

  간판을 읽다 보니 조금은 당황스럽죠

  그릇이 된다는 건지

  흙이 잘못이라는지

 

  잘못된 흙이라면 그릇이 되지 않겠죠

  식탁 위에 장식장에 우아하게 자리잡은

  올바른 도자 그릇이

  꽃을 물고 피어나요

     -전문(p. 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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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와문화』 2024  여름(70)호 <근작 시조> 에서

  * 류미월/ 2008년『창작수필』 & 2014년『월간문학』으로 등단,  산문집『달빛, 소리를 훔치다』, 시조집『나무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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