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흔들리는 빛
김삼환
말을 잃어 쓰지 못한 빈 노트를 앞에 놓고
천 년 전 앙코르왓 연못 속에 잠긴 하늘
흔들린 불빛마저도 멀어지는 적도의 밤
추억 깊은 사진 한 장 꺼내다 마는 시간
손을 놓고 돌아서는 뒷모습이 아득쿠나
제 자리 찾지 못하고 나뒹구는 석상 하나
-전문(p. 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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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와문화』 2024 여름(70)호 <시조> 에서
* 김삼환/ 1991년『한국시조』로 신인상 수상으로 등단, 시조집 『적막을 줍는 새』『왜가리 필법』『묵언의 힘』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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