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물의 표정/ 이향아

검지 정숙자 2024. 7. 13. 14:01

<2024, 제32회 공초문학상> 수상작

 

    물의 표정

 

     이향아

 

 

  누구는 물의 표정을 고요라고 쓰고

  어떤 이는 그래도 정결이라 하지만

  나는 또 하나 순종이라고 우긴다

  거슬러 흐르는 걸 본 적이 없으므로

  앞 물을 따라가며 제 몸을 씻는 물

  영원의 길을 찾아 되짚어 오는 물

  돌아오기 위해서 불길 위에 눕는 물

  물의 온도는 봉헌과 헌신

  이슬로 안개로 그러다가 강물로

  온몸을 흔들어 겸허히 고이는

  물의 내일은 부활

  조용한 낙하

   -전문, 시집 『모감주나무 한 그루 서 있었네』(2024, 시와시학, p_40)

 

  * 심사위원: 이근배(시인, 공초 숭모회 회장), 문정희(시인, 제31회 공초문학상 수상자), 유성호(문학평론가, 한양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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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空超 吳相淳 先生

 

  세상이 다 아다시피 공초 오상순空超 吳相淳 선생의 그 삶을 현실적으로 살핀다면 그야말로 뜬구름 같았기에 그 업적과 행적을 기려 시류時流의 문학상 같은 것을 설정한다는 것이 오히려 부질없다 하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발기한 내심을 이 자리를 빌어 실토하면 저렇듯 초탈한 삶을 사신 선생에게 무위이화無爲而化의 훈도薰陶를 직간접으로 받은 세대들이 차츰 사라지고 나면 후사後嗣도 없는 그 분인지라 저 수유리水踰理 묘소마저 발총發塚이 될 우려가 없지 않아 그저 살아있는 제자들의 도리랄까, 충정이랄 수밖에 없었던 바, 이에 문학상을 제정 그 분을 기리기 위함이다.

  아울러 본 상의 제정을 흔쾌히 승락하고 많은 도움을 준 서울신문사에 무한한 감사를 드리는 바이다.

 

  1991년 10월 20일

  空超 吳相淳 先生 崇慕會

  회장 具 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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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시 : 2024년 6월 4일 (화) 오전 10시 30분

  * 장소 :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

  * 주최 : 서울신문사

  ( ※ 이상, 행사 당일의 팸플릿에서 옮김_블로그 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