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무지개/ 강상기

검지 정숙자 2024. 7. 13. 01:48

 

    무지개

 

     강상기

 

 

  캐나다에 살고 있는 딸아이가

  얼마 전에 카톡에 벤쿠버 하늘의

  쌍무지개를 보내왔다

  딸아이 마음속에

  무지개가 항상 걸려 있었나 보다

 

  여름날 오후 비 개인 뒤

  집 마당에서 여섯 살 딸아이와

  하늘의 무지개를 바라보았다

 

  아빠, 저 무지개 여기 꽃밭에 심자

  순간, 꽃밭은 무지개로 변했다

 

  지상에 내려온 무지개 꽃밭에 서서

  딸아이와 나는 고개 들어 하늘을 보았으나

  무지개는 우리 마음속으로 사라졌다

 

  나는 붙잡을 수 없는 무지개를 좇아

  지금껏 가슴 두근거리며 살아왔다

     -전문(p. 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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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시학』 2024  여름(70)호 <이 계절의 시 1> 에서

 * 강상기/ 1946년 전북 임실 출생, 1966년 월간종합지 『세대』 & 197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철새들도 집을 짓는다』『민박촌』『오월 아지랑이를 보다』외 다수, 산문집『빗속에는 햇빛이 숨어 있다』『자신을 흔들어라』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