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수도암 별사/ 이상구

검지 정숙자 2024. 7. 9. 02:04

 

    수도암 별사

 

     이상구

 

 

  바람의 법문 소리 귀담아 들은 걸까

  굴참나무 우듬지 하얗게 반짝인다

 

  늘 푸른 겨우살이들

  하안거 속에 든 날

 

  인현왕후 탑돌이 오랫동안 생각했나

  천년을 기다리다 말라버린 이끼 안고

 

  산문 밖 수많은 풀꽃

  은은하게 웃는다

 

  하산한 산신령이 손 모아 합장한 듯

  구천의 허공 속에 흐르는 구름 삼켜

 

  날아온 참매미 한 마리

  화엄경을 외운다

    -전문(p. 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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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층』 2024-여름(102)호 <다층 시조> 에서

 * 이상구/ 2016년『월간문학』으로 등단, 2021년 ⟪경상일보⟫ 신춘문예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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