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지리 호수
김성수
호수 낀 산책길에 벚꽃 잎이 날리면
하르르 날아가는 수많은 꽃나비들
눈부신 사월 시공時空에
춤사위가 고와라.
호수가 너무 맑아 하늘도 빠져 있고
하늘을 흐르던 구름도 빠졌는데
동동 뜬 구름장들을
물오리가 건져 먹는다.
사람도 나무들도 물구나무로 서서
온 하루 그렇게 빠져 있어도
모두가 흥겨워하는
매지 호수 산책길.
호수에게 살며시 물어 보았다.
무엇이 우리 맘을 사로잡고 있느냐
호수는 빙그레 웃기만 한다
인자한 어머니 미소와 같이.
-전문(p. 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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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층』 2024-여름(102)호 <다층 시조> 에서
* 김성수/ 1984년 ⟪조선일보⟫ 동시, 1994년⟪평화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 2003년『월간문학』시조 부문 등단, 시집『시 한 편 쓴 죄』외 23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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