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의 향기 2
- 게르의 추억
이채민
30분 만에 뚝딱 만들어지는
출입문 하나 달랑 있는
둥근 집이라 해야 할까 방이라 해야 할까
천장에서는 별들의 웅성거림이 소란하고
유순하지 못한 바람의 숨소리와
귀뚜라미 둥글게 폴짝대는
푸른 몽고반점을 물려준
내 始祖의 이야기가 묻어 있을 것만 같은
천년의 약속이 고여 있는
유목의 따뜻한 방
칸막이 하나 없이도 代를 이으며
3대가 살았다는 명불허전 大家에서
나, 생의 절반을 걷고 걸어
가장 마지막에 기록된 아름다운 숨소리와
유목의 첫날밤, 여한 없이 품었네
-전문(p. 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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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네르바』 2024 여름(94)호 <신작시 2> 에서
* 이채민/ 2004년『미네르바』로 등단,시집『까마득한 연인들』『빛의 뿌리』 외 3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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