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본디 임자들
김종상
악어가 지갑을 가져갔다
토끼가 털모자를 가져갔다
여우가 목도리를 가져갔다
본디는 자기들 것이라 했다
황소가 구두를 벗겨 갔다
밍크가 외투를 벗겨 갔다
양들이 양복을 벗겨 갔다
모두 자기들이 임자라 했다
다 주고 마지막 남은 것은
발가숭이 알몸뚱이뿐이었다
"이것은 내가 먹여 키웠다."
흙이 통째로 가져가 버렸다.
-전문(p.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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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간문학』 2024-5월(663)호 <이 시대 창작의 산실> 에서
* 김종상> 1935년 경북 안동군 서후면 대두서에서 나고 풍산면 죽전동에서 자람, 『새교실』문예작품 현상공모에 소년소설 「부처손」입상, 1960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동시「산 위에서 보면」당선, 동시집『흙손엄마』 『세계의 아이들』 『꽃들의 가족사진』등 51권, 동화집 『아기사슴』『우주전쟁』『눈 굴리는 자동차』등 50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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