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우림空友林의 노래 · 51
정숙자
어느 하루를 위해 살아야 한다면 먼 후일이 아닌 오늘을 위해 서 있겠습니다. 삶을 일깨우는 길은 일 초 일 순 지성을 다하는 것뿐이라고 자신에게 일러줍니다. 오늘인즉 한 틈새 풀꽃일 테니까요. 얼핏 헛디딘 한 걸음이 일껏 ᄊᆞᇂ은 탑을 무너지게 할 수도 있을 거니까요. 오늘은 오늘 하루의 과제이기보다 전 생애가 걸린 난제가 아닐까요? (1990. 10. 9.)
문득 ‘외로운 나그네’란 어휘가 스친다
칫솔 치약을 손에 든 순간
거울 속 나에게
누가 보낸 메시지일까?
‘외로운 나그네’
이거 나에게만 와 닿은 파동일까?
혹, 전 인류 앞에 동시 발송된 파장일까?
한두 뼘 더 나아가 종種을 초월한 명제일까?
아차, 시의 첫 행은 신神이 준다 들었는데,
그렇다면 ‘외로운 나그네’가 시가 되려나 보다
이걸로 시를 지으라는가 보다
먼 길 돌아보니, 그렇다. 내다봐도 그렇고. 온 길도 갈 길도 머나먼 길이었어. “외로운 나그네” 첫 줄은 그렇게 왔다고 치고, 끝은 내가 켜야 하는데··· 뭐라고, 어떻게 구슬려야 하나. 2024.4.2.13:3~ 외로운, 외로운, 외로운 나 그네, 2024.4.11.16:4~ 아직도 외로운, 외로운, 외로운 나 그네만 흔들거리네. 아아! 저 첫 줄 내 얘긴가 보다. (거울 안팎 창백한 숙명적 서사)
-전문(p. 4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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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에』 2024-여름(74)호 <시에 시> 에서
* 정숙자/ 전북 김제 출생, 1988년『문학정신』으로 등단, 시집『공검 & 굴원』『액체계단 살아남은 니체들』등, 산문집『행복음자리표』『밝은음자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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