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화집에서 읽은 시

폭우 3/ 김차영

검지 정숙자 2024. 4. 21. 16:45

 

    폭우 3

 

    김차영

 

 

  늦깎이 시인이 되어

  비애 가득한 모난 돌의 상처를

  언어로 씻어 광을 내자

  한 권의 시집이 되었다

 

  애주가인 친구에게 책을 건네자

  여기저기 전화를 걸어

  우리 친구가 훌륭한 사람이 되었다고

  동네방네 술을 쏟아낸다

 

  열이 뻗치면 친구들 사이에서

  육두문자로 다섯 손가락에 들 정도의 친구가

  이렇게 훌륭한 사람이 되었다고

  말술로 퍼부어댄다

 

  자기 술처럼 술술술 퍼붓는 친구가

  참, 훌륭한 사람이네

    -전문(p. 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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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산시인포럼 제3집 『시, 바다와 썸 타다』 <신작시> 에서/ 2023. 12. 26. <미네르바> 펴냄  

* 김차영/ 2021년『미네르바』로 등단, 시집 『미이라의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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