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나는 바람이었노라/ 신호현

검지 정숙자 2023. 11. 10. 00:28

 

    나는 바람이었노라

         해상왕 장보고

 

     신호현

 

 

  나는 동방에 부는 바람

  작은 나라 땅끝마을에서 일어

  세계 태풍으로 솟구쳐 올랐으니

  높새바람 몰아 광해光海를 달렸노라

 

  팽팽한 활시위 떠나

  백안白眼의 늪 어둠 뚫었노라

  빛나는 별 굳은 어깨에 달고

  광활한 땅 구름 거느리며 달렸노라

 

  가는 곳이 길 되었노라

  너른 바다 울벽 없이 달렸노라

  도둑 같은 매 떼 어지러이 날아

  어린 닭 몰아채는 날개 꺾었노라

 

  천이백 계곡 거슬러 올라

  태산泰山의 높은 기상 휘돌아

  꿈꾸는 이의 가슴으로 휘몰아쳤노니

  나는 해상왕 장보고張保皐니라

      -전문-

 

  ◈ 신라인 장보고는 중국 산동지방에 가서 당나라 무령군 소장이 되고, 신라 흥덕왕으로부터 청해진 대사로 임명받아 남해안에 들끓었던 해적을 소탕하고 해외 무역을 선도하여 일본은 물론 아라비아까지 무역의 폭을 넓히는 데 큰 역할을 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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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간문학』 2023-10월(656)호 <작품을 탄생시킨 모티브> (목차 전 화보 페이지)에서

 * 신호현/ 시인, 아동문학가, 1999년 [교단문학]으로 등단, 시집『통일이 답이다』외 7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