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아버지
유금옥
학교 가는 길에
하느님을 보았다
멀리, 9층 아파트 지붕 꼭대기에서
하늘을 파랗게 칠하고 계셨다
학교 갔다 오는 길에 보니
아직, 가파른 아파트 벽을 칠하고 계셨다
하느님은 흰 구름을 타고
파란 하늘을 둥둥 떠다니며
일하시는 줄 알았는데
밧줄에 대롱대롱 매달려
페인트칠을 다 마치고는
벌벌벌벌··· 떨면서
땅으로 내려오는 것이었다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새벽에 일하러 나가신 아버지였다
-전문(p. 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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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간 『P. S』 2023년-가을(3)호 <P.S 동시> 에서
* 유금옥/ 2004년 『현대시학』으로 시 부문 & 2011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동시 부문 등단, 시집 『줄무늬 바지를 입은 하느님』, 동시집 『전교생이 열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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