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하병우_(···), 휴머니즘과 아동문학, 그의 시세계/ 자장노래 : 윤석중

검지 정숙자 2024. 1. 27. 16:07

<동시>

 

    자장노래

 

    윤석중(1911~2003, 92세)

 

 

  아가야 착한 아기 잠 잘 자거라

  초저녁 달을 보고 멍멍 짖다가

  심심해 바둑이도 잠이 들었다

 

  아가야 착한 아기 잠 잘 자거라

  아무리 불어 봐도 소리가 안 나

  성이나 나팔꽃도 잠이 들었다

 

  아가야 착한 아기 잠 잘 자거라

  모여서 소곤소곤 채송화들도

  이입들도 꼭 다물고 잠이 들었다

 

  아가야 착한 아기 잠 잘 자거라

  집 없는 잠자리도 풀잎에 앉아

  눈물이 글썽글썽 잠이 들었다

     -전문(p. 332)

 

  ▶ (···), 휴머니즘과 아동문학, 그의 시세계/ 아동문학 (발췌) _하병우/ 시인 · 문학평론가

  아동문학이 시작된 것은 방정환에서부터였다고 한다. 즉 신문체로 써진 동화가 소파의 동화운동을 비롯해서 그가 쓴 동화가 그림이나 안데르센의 동화를 번역으로 된 것이라고 해도 창작동화를 낳게 한 것으로 많은 영향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 동화의 시작이 자연발생적인 과장을 밟은 것은 아니다. 외적 세력의 한 파생으로써 생겨나게 됐다는 것을 생각할 수가 있다. 그 당시 우리민족의 한 가닥 소망의 빛을,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만이 찾아볼 수 있는 것이다. 또한 개화계몽 사상이 어린이에게 주어지기를 바라고 있었다.

  사실 육당 최남선의 『소년』 창간 취지문을 봐서도 짐작할 수 가 있을 것이다. 어린이의 책으로 바로 『사랑의 선물』이란 동화집이었고 또한 이 출판이야말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게 된 것이다. 소파의 서문에서 "학대받고 짓밟히고 차고 어두운 곳에서 우리처럼 또 자라는 불쌍한 어린 영들을 위하여 그윽이 동정하고 아끼는 사랑의 첫 선물로 나는 이 책을 썼습니다." 하고 출판한 동기 목적을 밝힌 것이다. 또한 춘원 이광수『소년』이나 『아이들 보이』, 그리고 그 후 『별나라』 등에 「소년의 비애」 「외배」 등을 통해 동화를 썼던 것으로 알 수가 있다. 소파의 번안동화가 우리 동화의 태동기라 한다면 해송海松, 향파向波, 소천小泉 등의 1923~40년 시기를 초창기라고 생각이 된다. 즉 해송은 「바위 나라와 아기별」「어머님의 선물」 등을 『새벽』에 발표한 바가 있으며, 향파의 동화는 토속적이며 해학적인 구수하고 유머러스한 이야기를 찾아볼 수가 있으며 그것이 그의 특색임을 알 수 있다.

  또 소천은 ⟪동아일보⟫에 「돌멩이」 「토끼 삼형제」를 발표하였다. 그는 향토색을 풍긴 것이 다소 다를 뿐 그의 동화가 새로운 의미를 보여준 것은 별로 없었다. 「전등불 이야기」나 「딱따구리」에서 그의 개성이 엿보이기도 한다. 사실 그들의 동화작가들이 수향적이고 감상적인 작품 모색을 꾀하였으나 특별히 이렇다 할 획기적인 예술동화로서의 변모는 나타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대개 아동문학의 발전시기와 활동사항을 요약해서 설명했다. 또한 사실 6·25동란의 비극과 분단의 어려움으로 동화가 다수 못 되었었으나 모랄(Moral) 부재와 혼란한 사회상을 풍자한 동화가 소수에 지나지 못했다. 다만 사회 단면을 관조하거나 동심을 통해서 불합리함에 대한 분노를 일으키거나 다른 차원의 생명으로 승화시키고자 갈망한 것이다. 그러나 작가들이 노력과 활동을 경주함에 따라 앞으로 발전과 오늘까지 걸어온 1950년대였다고 할 것이다.

 

        *

  윤석중 「자장노래」가 동시문학의 미적 수준향상에 대한 열의가 강하여 점차 아동문학세계에서 문학운동이 고조된 점을 들 수가 있다. 반면에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동시童詩의 난해성 때문이었다. 1960년대 말을 고비로 많은 어려운 점이 밀어닥쳤던 것을 알 수가 있다. 동시 운동의 이념적 기본 그 자체에서부터 비롯된 것이다. 동시의 형상성을 위하여 동시가 능동적 논리에서 숨어 있는 아동을 대상으로 한 점이 희박했고 또한 동시의 언어가 아동어이어야 한다는 전제가 아동어에 대한 애정보다는 시에 대한 애정에서 발상된 논리라는 점에서 난해가 다분히 내포되어 있었다. 또한 동심으로 한 개방적 해석이 내포된 한계에서 비롯된 자칫 성인의 현실에서 제기된 사상의 논리에 휘말릴 가능성이 농후한 것이다. 또 동요적이고 동화적인 시의 구사와 쉬운 언어로 사용하는 작가의 심성을 옮겨야 아동의 마음을 헤아릴 수가 있다. 

  문학에서 미적 차원과 특수문학으로서의 대상이 갖는 미적 한계와 상호관계에서 동시가 시로서의 차원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한 번을 겪고 넘어가야 할 시기가 온 것이지만 그것을 쉽게 헤쳐 나가기에 많은 난관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아동문학사에 기여한 바가 없지 않지만 더욱 어 장르에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p. 시 132/ 론 331-332 * 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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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간문학』 2023-11월(657)호 <평론> 에서

  * 하병우(1937~)/ 시인,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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