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는 말했다
고영섭
독일의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1724-1804, 84세)는 말했다.
"우리의 일생의 행위가 다 내 도덕적 성질이 겉으로 나타난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내 인간성이 자유에 합치하는가 아닌가를 알고자 하면 공연히 겉으로 나타난 현상만으로 논해서는 안 되며, 응당 본성本性의 도덕적 성질에 입각하여 논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니, 도덕적 성질에 있어서야 누가 조금이라도 자유롭지 않은 것이 있다고 하겠는가. 도덕적 성질은 생기는 일도, 없어지는 일도 없어서 공간과 시간에 제한받거나 구속되거나 하지 않는다. 그것은 과거도 시간에 제한받거나 구속되거나 하지 않는다. 그것은 과거도 없고 항상 현재뿐인 것인바, 사람이 각자 이 공간 시간을 초월한 자유권(본성)에 의지하여 스스로 도덕적 성질을 만들어 내게 마련이다. 그러기에 나의 진정한 자아自我를 나의 육안肉眼으로 볼 수 없음은 물론이거니와, 그러나 도덕의 이치로 미루어 생각하면 엄연히 멀리 현상 위에 벗어나 그 밖에 서 있음을 보게 된다. 그렇다면 이 진정한 자아는 반드시 활발 자유로 와서 육체가 언제나 필연必然의 법칙에 매여 있는 것과는 같지 않음이 명백하다. 그러면 소위 활발 자유란 무엇인가. 내가 착한 사람이 되려 하고 악한 사람이 되려 함은 다 내가 스스로 선택하는 데서 생겨나는 생각이다. 자유 의지自由意志가 선택하고 나면 육체가 그 명령을 따라 착한 사람, 나쁜 사람의 자격을 만들어 내는 것이니, 이것으로 생각하면 우리 몸에 소위 자유성自由性과 부자유성不自由性의 두 가지가 동시에 병존竝存하고 있음이 이론 상 명백한 터이다."*
흔히 이원론자로 평가받는 칸트의 철학에 대해 만해(한용운) 또한 이원론으로 읽어내고 있다. 현상과 물자체, 감성과 이성, 경험계와 예지계(가상계), 경향성과 선의지, 인식과 실천 등으로 나누어 논의한 칸트는 인간의 본질을 자연존재에 속하는 본질과 절대적 자유로서의 본질로 해명한다. 인간은 자연의 필연적 법칙이 적용되는 존재이자 자유의 법칙이 적용되는 존재이다. 이 때문에 인간을 자연의 측면에서 보는 경우에는 자연법칙이 적용되고, 도덕의 측면에서 보는 경우에는 자유법칙이 적용된다. 칸트에 의하면 동일한 사태에 대해 자연법칙이 적용될 수 있고 자유법칙이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즉 자연으로서 인간에게는 자연법칙이, 도덕적 존재로서의 인간에게는 자유법칙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p. 137-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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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文學 史學 哲學』 2022-겨울 · 2023-봄(71-72)호 <사학_만해 한용운의 일본 체류 체험과 근대 유럽 인식의 지형>에서
* 고영섭/ 동국대학교 불교학과(불교철학, 인도철학)와 대학원 불교학과(인도불교, 한국불교) 석박사 과정 졸업, 고려대학교 대학권 철학과(동양철학, 한국철학) 박사과정 수료, 논저『붓다와 원효의 철학』『한국불교사』『한국불교사탐구』『한국불교사궁구』(1-2), 『한국불학사』(1-4), 『한국의 불교사상』『삼국유사 인문학 유행』『원효, 한국사상의 새벽』『원효탐색』『한국의 사상가 10인 원효』(편저), 『분황 원효의 생애와 사상』『분황 원효』『불학과 불교학』『한국사상사』등 다수, 현) 동국대 불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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