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은 상처받고 응시하고 꿈꾸는 존재이다
김지율
시인은 상처받고 응시하고 꿈꾸는 존재이다. 그러므로 그는 내일의 불확실한 희망보다 오늘의 확실한 절망을 더 믿고 사랑한다. (p. 57)
한 슬픔이 문을 닫으면 또 한 슬픔이 문을 열었던 상처 그리고 참혹. (p. 74)
적극적으로 혼자가 되는 것, 그것은 좋은 시를 쓸 수 있고, 더 좋은 관계를 위한 힘이라는 믿음. (p. 101)
한 편의 시에서 우리는 어떤 메시지나 의미를 찾으려는 것보다 어떤 느낌이나 감응을 얻는 것이 더 중요할지도 모르겠다. (p. 113)
어떤 시는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 그대로 더욱 낯설게 존재한다. (p. 147)
한 편의 시에 오로지 자신을 내던지지 않고는 진정한 시가 창조되지 않는 것처럼. (p. 158)
칼 세이건은 '지구에 사는 모든 존재는 한 줄기 햇살 속에 흩날리는 먼지. 티끌 하나에서 살고 있다'라는 말을 남겼다. (p. 180)
단지 유대를 위한 것이라면 나는 그것으로부터 왕따가 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p. 190)
검은 비닐봉지는 나보다 타인을 위해 존재하고 보이는 것보다 실속을 더 우선하지만, 쓸모가 다하면 가차 없이 버려진다. 구멍이 숭숭 뚫리거나 찢겨 골목을 날아다닌다. (p. 196)
시인에게 시와 현실은 같은 것이다. 시적인 것이 현실적인 것이고, 현실적인 것이 시적인 것이다. (p. 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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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율_詩네마 이야기 『아직 돌아오지 않는 것들』에서/ 2020. 12. 15. <발견> 펴냄
* 김지율/ 경남 진주 출생, 2009년『시사사』로 등단, 시집『내 이름은 구운몽』, 대담집『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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