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문학의 현실(부분)
이길원/ 시인, 35대 국제PEN 한국본부이사장
탈북민 P씨는 "수용소 밖의 세상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으니 그렇게 살아야 하는 줄 알고 있었다." 라고 증언합니다. 시키는 대로 숙명처럼 일하고 매를 맞으며 살았다는 것입니다. 너무 배가 고파서 철조망 밑을 파고 나와 다른 세상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합니다. 그도 남한에 와서 천국을 경험했다고 합니다.
북한 작가들은 대부분 출신 성분이 좋습니다. 그들은 다양한 창작활동을 거쳐 공식 작가 자격을 얻습니다. 신인 작가를 거쳐 점차 공훈작가, 인민작가가 되기도 합니다. 공훈작가나 인민작가는 남한의 직급으로 보면 공무원 국장급 이상의 대우를 받습니다. 일부 작가들은 해당 기관의 교정관, 출판 검열관이 되기도 합니다.
북한에서 공식적인 작품 창작이나 출판은 전부 당이 주도합니다. 자연 문학도 체제 유지의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신인 작가나 일반 작가, 공훈 작가, 인민 작가는 등급에 따라 대우도 다르고 작품과제도 다릅니다. 북한에서 모든 출판물은 엄격한 사상적 잣대로 검열되고 있습니다. 작품은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의 이름을 지명하여 그들에 대한 우상화와 북한 체제의 우월성을 찬양하지 않으면 검열에서 배제됩니다. 그르므로 글을 자유롭게 쓸 수도, 출판할 수도 없습니다. (p. 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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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과창작』 2023-봄(177)호 <특별기고/ 통일과 남북문학> 에서
* 이길원/ 시인, 35대 국제PEN 한국본부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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