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 노트>
깨침과 일심의 만남
고영섭,『붓다와 원효의 철학』(서울: 동국대학교 출판문화원, 2021)
박은희
저자는 원효가 분황사에 오래 주석하면서 불교사상사에 남을 위대한 저술들을 많이 남겨 그의 법호가 분황이 되었기에, 법호와 법명을 함께하여 최초로 원효를 '분황 원효'로 표현하였다. 또한 저자는 분황 원효의 사상이 한국불교 발전에 큰 기여를 한 것은 물론, 그의 『대승기신론』 주석서들이 중국의 법장과 종밀 등에도 커다란 영향을 준 것 등을 통해, 기신론 관련 연구 학문에 대한 총체적 표현을 '기신학'이라 표현하고 있다. 비록 '기신학'이 '유식학', '천태학', '화엄학', '정토학'과 같이 하나의 학파나 종파로 형성되지는 않았지만, '기신학'이 학파나 종파의 범주를 넘어서는 영향력을 미쳐왔다고 보았고, 앞으로도 꾸준히 연구되어 한 학파로 자리 잡아, 불교사상사에 큰 족적이 남겨지길 바라는 바람에서 '기신학'이라 한 것이다. 저자는 분황 원효가 자신이 쓴 『대승기신론』 8권의 주석서들로서 일심 철학을 '기신학起信學'의 체계로 수립했을 것이라고 보고, 이어서 고려 후기까지 존재했던 '분황종', 즉 '해동종'도 이 '기신학'을 기반으로 한 종파로 추론한다.
저자는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불교학과 교수로 20년이 넘게 재직하면서, 한국불교사상사와 한국불교사를 꾸준히 연구하고 있다. 이 책의 마지막 제12장 「분황 원효 연구 논저 목록」에서는 지난 200여 년 동안의 원효 저술의 편서 및 역서, 원효 관련 단행본, 논문, 박사논문, 석사논문을 다 담고 있다. 이렇게 지금까지의 연구 목록을 다 조사하여 저서에 담았다는 것은 후학들의 연구를 위한 저자의 배려일 것이다. (p. 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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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文學 史學 哲學』 2022-겨울 · 2023-봄(71-72)호 <서평>에서
* 박은희/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한 뒤 고등학교에서 국어교사로 근무, 동국대학교 대학원 불교학과 석사과정을 졸업하고 박사과정을 수료, 현재 박사 논문을 준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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